‘컨슈미디어’ 세상, 스토리텔링으로 무장하라
‘컨슈미디어’ 세상, 스토리텔링으로 무장하라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5.06.01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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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특별좌담] 기업 커뮤니케이션의 도전과 미래 <下>

[더피알=강미혜 기자] <더피알>은 창간 5주년을 맞아 ‘기업 커뮤니케이션의 도전과 미래’를 진단하는 전문가 좌담을 가졌다. 참석자들은 소셜과 스마트란 키워드가 가져온 근본적 변화에 다시 한 번 주목하면서 “철저히 소비자 입장에서 매력적인 콘텐츠를 소비자 스스로가 유통시키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며 “궁극적으론 ‘소셜 라이선스’를 획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재희 샤우트 웨거너 에드스트롬 대표, 남상문 매일유업 홍보 담당 이사, 신훈주 KT 마케팅부문 IMC담당 상무, 심재부 더피알 공동대표(전 삼성디스플레이 커뮤니케이션팀 상무), 조병렬 GE코리아 커뮤니케이션·대외협력 총괄 전무가 자리했으며, 강함수 에스코토스 대표가 사회를 맡았다. 관련 내용을 3회에 걸쳐 연재한다.

➊ 광고·홍보 예산, ‘세일즈 효과’로 증명해야 (←클릭)
➋ 기업 리스크 관리, ‘소화력’이 관건 (←클릭) 
➌ ‘컨슈미디어’ 세상, 스토리텔링으로 무장하라

▲ 강함수 에스코토스 대표.
사회- 기업 CEO들을 만나게 되면 꼭 듣는 얘기가 있다. 일 터지면 상황에 대한 보고는 올라오는데 정작 의사결정을 하는 데 필요한 정보가 없다는 거다. 이슈를 감지하는 팀과 그와 관련 있는 현업부서 간 업무공조가 원활하지 않아 생기는 불균형 탓이다. 이런 부서 간 사일로(silo, 담을 쌓는 것을 의미) 현상은 특히 수평적 업무에 익숙치 않은 한국 기업들이 크게 느끼는 어려움인 듯싶다. 기업 커뮤니케이션의 변화를 얘기하면서 반드시 극복해야 할 과제라고 생각되는데.

남 이사  제 경험에 따르면 정부건 기업이건 리스크 관리의 매뉴얼도 중요하지만, 그보단 신속한 보고체계, 보고의 질과 양, 보고된 내용을 분석하고 상황판단을 내린 뒤 효과적인 대응방안을 제시할 수 있는 폭넓은 경험과 안목이 필요하다고 본다.

사후 대응 체계를 갖추기 보다는 사전에 리스크 요인을 제거하거나 발생 확률을 낮추는 작업에 비중을 두는 것이 더욱 바람직 할 것이다.

과거의 리스크 요인과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체크하고, 끊임없는 상호 커뮤니케이션과 피드백을 반복하면서 정기적·지속적인 모니터링과 분석을 실시하면 현저히 리스크 확률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본다. 아울러 학습효과에 따라 조직구성원들에게 이같은 모든 움직임이 체화(imbedded)되면서 새로운 리스크 발생 시에도 능동적이고 효과적인 대처가 가능할 것이다.

신 상무  직원 각자가 기업을 대표하는 얼굴이라는 인식을 갖추는 것도 필요하다. 1인 미디어를 통해 누구나 콘텐츠를 생산하고 확산시킬 수가 있다. 회사 입장에서 보면 특정한 직원이 회사의 리스크를 만들 수도, 반대로 리스크를 막거나 반전시킬 수도 있는 상황이 된 거다.

그래서 기업의 철학, 가치관을 구성원들에 제대로 정립시키는 교육이 중요하다. 직원 개인의 행동이 그 한 사람만의 일이 아니라 언제든 회사를 대표하는 일로 비쳐질 수 있음을 분명히 인식시켜 나가야 한다.

▲ 남상문 매일유업 홍보 담당 이사(왼쪽), 신훈주 kt 마케팅부문 imc담당 상무.

조 전무
  부서 간 협력과 소통은 조직 내 리더십 역량이 향상되고 조직 문화가 개선되면 저절로 나아진다. 근본적으로 직원들과 리더들의 일하는 방식에 변화를 줘야 한다.

현재의 경영환경, 즉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특징인 상황에서 기존의 위계적인 의사결정구조에 의존한 대응은 한계가 많다. 내외부 협력과 수평적인 의사결정과정으로 바뀔 수 있도록 조직문화의 변화를 추진해야 한다. 일하는 방식의 변화 없이 매뉴얼과 시스템에 의존해서는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없는 경영 환경에서 일하고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미디어와 미디어, 생산자와 소비자가 하나가 되면서 위기관리 못지않게 IMC 측면에서도 어려움이 크다. 수많은 커뮤니케이터, 콘텐츠를 뚫고 기업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가장 치열하게 고민하는 지점은 어디인가.

신 상무  이제 마컴은 소비자가 헤게모니를 쥐고 있다는 사실을 머릿속에 박아놓은 상태에서 전략을 수립하고 액션에 들어가야 한다.

매력적인 콘텐츠를 설계해서 개개의 미디어(사람들)를 작동시킬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우리(기업) 메시지에 대해 ‘저거 말이 돼’하고 끄덕이게 만드는, 즉 공감할 수 있는 포인트를 찾아서 하나의 이야깃거리로 쫙 펼쳐나갈 수 있어야 한다.

기업 대 기업, 동종업계 간 경쟁이 아니다. 앞서도 말씀드렸듯 전 세계 곳곳에서 생겨나는 수많은 화젯거리, 재밋거리와 경쟁해야 한다. ‘이거 재밌고 정보가 되네. 내 친구들에게도 알려줘야지’ 하고 소비자가 움직이는 순간, 미디어를 사서 광고를 태우는 전통 방식의 마컴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상상 그 이상의 파급력이 있다.

결국 콘텐츠를 던져서 소비자가 그걸 물어 스스로 미디어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만드는 싸움이다. 이 관점에서 ‘컨슈머가 미디어화된다’는 뜻의 ‘컨슈미디어’란 용어를 만들어서 사용하고 있는데, 제법 업계에서 그 말이 유통되고 있는 것을 보니 공감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 조병렬 ge코리아 커뮤니케이션·대외협력 총괄 전무.
조 전무
  같은 맥락에서 두 가지를 얘기하고 싶다. 하나는 오디언스에 대한 심도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KT의 커뮤니케이션 대상이 광범위한 일반 소비자들이라고 본다면, B2B 기술기업인 GE의 오디언스 중에는 긱(geek, IT 관련 괴짜를 의미)으로 통하는 기술자들이 있다. 이들 특성을 정확히 반영한 콘텐츠와 전달 채널을 확보해야 소통할 수 있다. 회사가 제공하는 본질적 혜택이 오디언스 입장에서 매력적으로 느끼게끔 콘텐츠를 개발하고 소통해야 한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이 스토리텔링 역량이다. GE는 B2B 기업이지만 콘텐츠 개발 및 생산에 투자를 많이 하고 있다. B2B고객도 B2C고객처럼 똑같은 니즈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다. 이들의 지지와 이해를 확보하는 것은 비즈니스 성장에 매우 중요하다.

가령 GE의 과학자와 기술자들이 인류생활과 고객사 문제를 해결하는 항공기 엔진을 어떻게 개발하고 생산하는 지 등을 고객사는 물론, 일반 과학자와 기술자 등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통해 GE라는 기업이 수행하는 의미 있는 일을 이해하도록 도와준다.

반면 우리나라 경제에 크게 기여하는 수많은 B2B들의 경우, 사업본질을 재미있게 담아내는 스토리가 부족하다.

해당 기업의 홈페이지, 페이스북 같은 채널의 콘텐츠를 살펴보면 기업의 본질적 이야기들이 많지 않다. 가벼운 소재들이 대부분이다. 한국 경제, 한국 사회의 발전에 미치는 사업 자체의 영향력에 비해 사업의 본질을 재미있고 의미있는 콘텐츠로 소통하려는 노력이 더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최근 글로벌 기업에선 ‘스토리텔링 전략가(Storytelling Strategist)’라는 포지션이 생겨나고 있다. 회사가 영위하는 사업의 핵심적인 이야기를 오디언스의 특성에 맞춰 개발하고 만들어내는 전략을 짜는 사람이다. 우리나라 기업도 이러한 스토리텔링 역량 개발이 필요하며, 전략적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들에겐 새로운 기회가 왔다고 생각한다.

지난 3월 초 열렸던 MWC(모바일월드콩그레스)에서 한 글로벌 미디어사 회장이 콘텐츠의 핵심을 두 가지로 얘기했다. 맥락(context)과 유통. 구글과 같은 콘텐츠 유통 강자가 맥락을 담은 브랜드 콘텐츠를 흡수하는, 한 마디로 가장 강력한 경쟁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더 많은 도전과 변화가 기다리고 있음을 시사하는 말인데, 앞으로 기업 커뮤니케이션 방향은 어떻게 갈 것이라 전망하나.

▲ 심재부 더피알 공동대표(왼쪽), 김재희 샤우트 웨거너 에드스트롬 대표.

김 대표  기업 커뮤니케이션이 변화하고 있다고 해도 결국은 기업에 속한 활동이다. 기업의 목적이 이익을 최대화해서 주주들에게 돌려주는 것이라고 봤을 때, 커뮤니케이션도 그 원초적 목적에 충실해야 한다. IMC건 홍보건 CSR이건 기업의 매출 극대화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하며, 그것이 성과측정의 방법으로 증명돼야 할 것이다.

과거 마컴은 소비자들에게 기업을 알리고 기업에 대한 호감을 증폭시켜 구매의 니즈(needs)를 창출하면 끝이었다. 그 다음은 영업의 일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소비자들이 최종적으로 선택하고 구매하는 과정까지 수많은 채널과 간섭이 존재한다. 커뮤니케이션 역할이 정보접점에서 구매의 최종단계인 소비접점으로까지 내려갔다. 대형마트, 이커머스 사이트 등 온오프라인을 망라한 유통·판매 채널에 신경 쓰지 않을 수 없게 됐다. 그 점에서 리테일러들을 대상으로 하는 B2B 커뮤니케이션이 소비재 마컴의 굉장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할 것이라 본다.

심 대표
기업 커뮤니케이션이 홍보에서 언론대응, 평판관리를 넘어 이제는 경영리스크를 관리하는 시대다.

과거엔 홍보라는 업을 3D(dirty·dangerous·difficult)로 표현하기도 했다. 터프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은 ‘3P’가 필요하다. 열정(passionate)을 갖고 프로페셔널(professional)하게 진취적(progressive)으로 사고하고 행동해야 한다. 급변하는 조류에 휩쓸리지 않는 힘이 곧 3P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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