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부자와 미디어 빈자
미디어 부자와 미디어 빈자
  • 최영택 (admin@the-pr.co.kr)
  • 승인 2010.11.04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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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dia Rich

며칠 전 처가의 가족모임에서 저녁을 먹고 난 후 벌어진 장면이다. 한 켠에서는 스마트폰 사용 가족들이 모여 딸한테서 열심히 스마트폰 사용법과 애플리케이션에 대해 배우고 질문하다 집안이 떠나가라 웃기도 하고 떠들기도 한다. 서로가 최근 자신이 발견한 유용한 앱들에 대해 자랑하고 가르쳐 주고 앞다퉈 다운로드 한다. 앞에 있는 TV에서는 인기 주말연속극이 흐르고 있는데도 말이다. 다른 한 켠에서는 非스마트폰 사용자들이 TV를 보면서 이들을 신기한 눈으로 바라보며, 나도 빨리 사서 저 대열에 끼어야겠다는 시샘을 느끼면서도 한편으론 컴맹 비슷한 소외감을 갖는 것도 감지됐다. 이들 가운데는 경제적인 이유보다도 새로운 기기에 대한 두려움과 도전의식 부족에서 스마트폰 구입을 꺼리는 것이 대부분일 것이다.

스마트폰은 재미있는 어른용 장난감
최근 기업 대표와 임원들을 대상으로 한 스마트 커뮤니케이션 관련 조찬세미나에서 강사가 스마트폰 사용 여부에 대해 물었더니 절반 이상이 손을 들었다. 얼마 전 대학 강의시간에 학생들을 대상으로 스마트 폰 사용여부를 물었더니 30여명 학생 중 2~3명 만이 손을 들었다. 물론 50만원에서 최대 100만원까지 호가하는 기기와 데이터 요금 등 경제적인 비용부담이 스마트폰 구입에 가장 큰 장애요인이겠지만, 필자는 강의 때마다 학생들에게 스마트폰에 투자할 것을 종용한다. 앞으로는 기업에 취직할 때도 스마트폰과 능숙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이용이 큰 무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홍보, 광고 등 정보나 미디어를 상대하는 업종에 있어서는 더욱 그렇다.
몇 년 전 유명대학 교수로 있는 친구가 모임에서 동창들을 상대로 강연을 했다. 내용인즉 다니던 직장에서 이미 많이 은퇴했지만, 앞으로도 30년을 더 살아야 하는데 여기서 젊은이들에게 뒤처져서도, 컴맹소리를 들어서도 안 되고 기력이 함께 하는 한 젊은이들과 대화하고 함께 호흡하려고 노력하라는 얘기였다. 그 이후로 컴퓨터와 더욱 가까이 하고 있고, 스마트폰도 일찍 구입해 젊은 사원들, 딸들, 학생들과 이를 빌미로라도 대화하고 배우려 애쓰고 있다. 얼리어답터는 아니라도 시대에 뒤처진 컴맹, 폰맹 소리는 듣지 않기 위해서다. 스마트폰은 젊은이들 뿐만 아니라 50, 60대에게도 아주 재미있는 어른용 장난감이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킹도 하고, 이메일 체크와 명함 자동 저장하는 등 업무에도 편하고, 근처 가까운 음식점을 찾아주거나 내비게이션, 버스번호와 도착시간을 알려주는 등 생활안내 기능도 하며, TV시청과 게임, 증강현실과 소셜커머스, 미국에 있는 아들과 즉석 채팅까지, 없으면 아주 불편한 내 친구가 되어버렸다.
커뮤니케이션 이론 가운데 뉴미디어의 채택 및 요인과 관련된 이론으로 로저스(E. Rogers)의 개혁확산이론이 있다. 개혁은 극소수의 혁신자(Innovator)와 조기 채택자(Early adoptor)에 의해 채택돼 확산되며, 의견지도자의 영향력이 중요하고, 상대적 이익, 가시성과 같은 요인이 있어야 채택한다는 것이다. 또한 로젠과 웨일(Rogen&Weil)은 나이, 소득, 컴퓨터훈련, 테크놀로지에 대한 공포심 등이 뉴미디어 채택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스마트폰에 적용해 볼 경우 컴퓨터 훈련 부족과 테크놀로지에 대한 공포심으로 선뜻 구입을 꺼리는 5060세대들이여! 두려워 말고 30만원 정도를 과감하게 투자해 스마트폰 조기 채택자 대열에 참여하라. 투자 이상의 젊음과의 대화, 컴맹에서의 탈출, 편리한 생활 안내, 가격비교와 소셜커머스 등을 통한 실질적인 절약 혜택 등이 기다리고 있다.

여생을 ‘스마트’하게 살려면…
데이비스(Davis)의 기술수용모형은 사람들이 특정한 기술이 작업성과를 높여주고, 노력을 줄여줄 것이라고 믿어 만족도가 커질 경우 수용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이론이다. TV와 인터넷, 휴대전화 기능을 모두 갖춘(일부 모델) 스마트폰이 사용자들에게 커다란 만족감을 줄 경우 보급 속도는 상당히 빨라질 수 있다. 스마트폰 배급이 경로의존 이론에서 얘기하는 크리티컬 매스(critical mass, 임계량)를 지나면 ‘메트컬프의 법칙’에 의해 급속히 확산될 수 있다. 네트워크 규모가 확장될 때 그 비용은 직선적으로 증가하지만 가치는 기하급수적으로 제고된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가 디지털과 정보사회로 접어들며 지식격차가설이라는 것이 적용되고 있다. 사회경제적 상위계층은 하위계층에 비해 더욱 빠른 속도로 정보를 받아들여 시간이 흐를수록 부유층과 빈곤층 격차가 더욱 벌어진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미디어 부자(media rich)가 사회의 파워집단으로 자리잡게 되고 미디어 빈자(media poor)집단은 불이익을 받아 사회균열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은퇴한 것도 서러운데 미디어 빈자로 전락하는 서러움과 사회분열을 조장하는 것은 피해야 하지 않겠는가? 정보격차는 사회적, 국가적인 차원으로 확대돼 국가간 정보격차가 발생한다는 것이 정보격차이론이다. 세계 인터넷 인구의 68%가 한국을 포함한 미국, 영국, 일본 등 8개국에 집중돼 있다는 연구보고서에서 재미있는 것은 우리나라의 경우 성별에 의한 정보격차가 여전하고, 나이에 의한 연령격차가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애플의 아이팟과 아이폰이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를 점령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도 좀 늦었지만 열심히 뒤쫓고 있다. 혹자들은 왜 우리나라가 이러한 스마트폰을 먼저 생각하지 못했는가 하고 묻는 이들이 있다. 상상력이 부족해서, 창의성이 모자라서 등등 핑계를 대보며 위안을 삼지만, 결론은 반도체나 가전기기, 휴대폰 등 하드웨어는 잘 만들지만, 소프트웨어가 스마트하지 못해 즉 우리사회가 자유롭고 창의적인 발상들을 쏟아내고 받아들일 만한 인프라가 조성되지 못해서라고 둘러댄다. 스마트폰 탓인지 똑똑한, 영리한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리는 ‘스마트’ 용어는 요즘 스마트 CEO, 스마트 커뮤니케이션, 스마트 카드, 스마트 몹 등으로 발전하고 있다. 5060세대들이여! 여생을 스마트하게 살려면 스마트폰을 들고 거리로 나가 디지털 노마드(유목민)가 되어 광활한 모바일의 세계를 마음껏 헤엄쳐 보자!

최영택

LG그룹 회장실 홍보팀
LG애드 광고기획국장
LG산전 홍보,인사담당 상무
LG카드 홍보담당 상무
코오롱그룹 홍보담당 상무
홍익대학교 광고홍보학부 겸임교수(현)
㈜온전한 커뮤니케이션 공동대표(현)
"The PR” 발행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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