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바코는 왜 MBC 드라마를 홍보할까?
코바코는 왜 MBC 드라마를 홍보할까?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15.04.09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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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사격 통한 지상파 살리기, 광고 판매 호조 기대

[더피알=안선혜 기자] 오는 13일 첫 방영되는 MBC 창사 54주년 특별기획 월화드라마 <화정>이 역대 사극의 성공 요인을 고루 갖췄다는 분석이 나왔다.

MBC가 2000년 이후 지금까지 선보인 창사 특별기획 드라마가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해왔고, ▲역경을 극복하는 여주인공의 일대기 ▲남장 여인 등의 소재 ▲흥행불패 작가 ▲화려한 캐스팅 등을 전부 갖췄다는 호평 일색이다.

지난 8일 이같은 내용의 자료를 각 언론사에 배포한 주체는 다름 아닌 한국방송광고공사(KOBACO). MBC나 드라마 홍보대행사가 아닌 미디어렙(방송광고 판매대행사)에서 직접 특정 방송 프로그램에 대한 홍보에 나선 건 이례적인 일이다.

▲ mbc 창사 특별기획 드라마 <화정> 이미지.

한 광고계 관계자 역시 “보통 미디어렙에서 광고주와 광고대행사들을 상대로 이런 분석 자료를 보내곤 하지만, 언론에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하는 건 특이한 사례다”고 보면서 “워낙 큰 프로그램이고, 업계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그런 것 같다”는 의견을 표했다.

‘MBC 월화드라마 <화정>, 명품 사극 계보 잇는다’는 타이틀로 배포된 이 자료는 4페이지에 걸쳐 <화정>이 성공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풀어놓았다.

앞서 언급한 흥행 근거와 더불어 지난 3월 발표했던 프로그램몰입도(PEI) 관련 특별 기획조사에서 2015년 2분기 월화극 중 가장 기대되는 드라마 1위로 꼽힌 결과를 제시하며 지원사격에 적극 나서고 있다.

코바코 관계자는 “프로그램 경쟁력을 내부에서 계속 트래킹하고 분석은 해왔는데, <화정>의 경우 주목할 만하고 의미 있는 프로그램이라 생각해 MBC 홍보국과 협력 하에 (자료 배포를) 진행하게 됐다”며 “화정은 우리 판매 상품이기도 하다 보니 프로그램 홍보라는 공통된 목표를 갖고 협업하게 된 것”이라 설명했다.

코바코의 이같은 드라마 홍보에 대해 서범석 세명대 광고홍보학과 교수는 “지금까지는 광고주에게만 설명하던 프로그램 가치를 언론에 제공한 데에는 지상파의 광고 판매가 과거에 비해 부진한 것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보다 적극적으로 미디어를 활용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 아니겠느냐”고 바라봤다.

코바코는 지난 2012년 방송통신위원회에서 SBS의 미디어렙 사업 법인을 허가해주면서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대행의 독점적 지위를 잃고, 현재는 KBS와 MBC, EBS 등 공영방송만을 대행하고 있다. 더욱이 몇 년 새 미디어 환경이 급변하면서 방송광고 시장은 강력한 도전기를 맞고 있는 상황이다.

김병희 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는 “미디어렙사에서도 이제 적극적으로 영업을 하는 시작점이 되지 않을까 한다”며 “MBC에서 배포하는 것보다는 미디어렙사에서 자료를 내면 보다 객관성을 담보하는 듯한 느낌을 줄 수 있고, 실제 언론에 보도됐을 때 광고주들에게 어느 정도 (광고효과를) 보증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코바코 관계자는 “일각에서는 케이블이 지상파를 앞섰다는 평가를 하기도 하는데, 기사가 많이 나오고 화제선상에 오르내린다는 단면만 보고 말하는 것”이라며 “케이블은 방영 전 프로그램을 끌어올리기 위한 시도가 지상파보다 상대적으로 많았다. 홍보적 지원이 있으면 (광고) 판매나 지상파 채널에서도 의미가 있겠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다만 역경을 극복하는 여주인공의 일대기, 남장 여인 등의 소재를 들어 흥행을 예고한 코바코의 분석에 대한 이견은 존재한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말은 되지만, 이런 소재들이 100% 흥행을 보증한다고 볼 수는 없다”며 “역경은 모든 드라마에서 이겨나가고 있고, 성공적인 코드 조합이 흥행 요인이 되지만 스토리가 받쳐주지 않으면 망작(망한 작품)이 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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