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 신뢰성, JTBC의 약진인가 지상파의 하락인가
채널 신뢰성, JTBC의 약진인가 지상파의 하락인가
  • 문용필 기자 (eugene97@the-pr.co.kr)
  • 승인 2015.03.31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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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채널 평가지수 조사’서 전 영역 1위…‘손석희 효과’ 주목

[더피알=문용필 기자] 종합편성채널 JTBC가 공정하고 신뢰성 있는 언론으로서의 위상을 굳혀가는 분위기다. 다른 종편채널들은 물론 지상파 방송사에 비해서도 시청자들의 호의적인 평가가 높게 나타났다.

이는 ‘손석희 효과’와 다양하고 신선한 포맷의 프로그램들을 계속 선보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같은 평가가 JTBC 자체의 약진이라기 보다는 다른 지상파 방송사들에 대한 냉담한 평가가 반영된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관련기사: “방송은 정파적 이해, 신문은 상업적 이해에 얽혀 있어”)

▲ 손석희 jtbc 보도담당 사장(사진:jtbc)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은 방송통신위원회의 의뢰를 받아 실시한 ‘2014년 방송채널 평가지수 조사’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JTBC는 다른 종편 3사 및 지상파 방송 3사를 모두 포함해 △흥미성 △다양성 △창의성 △공정성 △공익성 △신뢰성 △유익성 등 7개 평가 전 영역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 중 신뢰성과 유익성, 공익성의 경우에는 KBS1과 공동 1위에 올랐으며 나머지 영역에서는 단독 1위였다.

가장 눈여겨 볼 항목은 공정성이다. JTBC는 3.38점으로 다른 방송사들보다 0.1점 이상 앞섰다. 5점 만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결코 작지 않은 차이다. 하위권에 포진한 MBC(3.12점)나 TV조선(3.14점)과 비교하면 0.2점이나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지난 2012년 같은 조사에서 3.01점, 2013년 조사에서 3.08점에 불과했던 것을 감안하면 JTBC에 대한 시청자들의 시선이 얼마나 호의적으로 바뀌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신뢰성 항목도 2012년(3.11점)에 비해 0.38점 상승했다. 그다지 높은 점수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공익성(3.28점)에 항목에 있어서 공영방송인 KBS1과 같은 점수를 기록한 것도 눈여겨볼 지점이다.

이같은 시청자들의 평가는 손석희 효과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손 사장은 지난 2013년 JTBC에 합류해 그해 9월부터 메인뉴스 앵커를 맡아왔다. 한국 방송사에서 워낙 독보적인 브랜드를 갖고 있는 언론인인데다 진보적 정치성향의 시청자들이 갖고 있던 종편에 대한 선입견까지 깨뜨리면서 JTBC뉴스의 인기를 끌어올렸다. (관련기사: 깊고 길어진다…‘뉴스강화’ JTBC의 승부수)

여기에 지난해 ‘세월호 참사’ 당시 진도 팽목항 현지에서 뉴스를 진행하는 등 방송사 메인뉴스 앵커로서는 파격적인 행보를 보인 것도 시청자들의 긍정적인 평가에 기여한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나타난다. 현 JTBC 메인뉴스인 <뉴스룸>의 전신 <뉴스9>은 지난해 8월 시사주간지 ‘시사IN’의 조사결과 ‘가장 신뢰하는 뉴스 프로그램’ 1위에 오른 바 있다. 

이승선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손 사장 취임 이후 바뀐 저널리즘 문화 같은 것이 그런 (높은) 평가를 하게 만드는 데 매우 중요한 영향을 주지 않았는가 생각한다”며 “저널리즘 원칙에 대한 보도 책임자들의 확신이나 가치실현, 의지같은 것들이 조직원들에게까지 공유됐을 때 얻을 수 있는 평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언급했다.

흥미성과 다양성에서 SBS 제친 JTBC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항목은 흥미성(3.81점)과 다양성(3.70점)이었다. 지난 2년간 이 두 항목에서 1위를 놓치지 않았던 SBS를 제쳤다. 창의성(3.68점)에 있어서도 타 방송사를 0.2점 이상 앞섰다.

이같은 평가는 <마녀사냥>이나 <냉장고를 부탁해> <히든싱어> 같은 신선한 포맷의 예능 프로그램들에 힘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즉, 재미 면에서도 지상파 방송사에 필적하거나 이를 넘는 프로그램들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당연하게도 JTBC는 해당 평가에 대해 고무적인 반응을 보였다. 손석희 사장은 30일 방송된 <JTBC 뉴스룸>을 통해 “웬만하면 자기 자랑은 뉴스에서 하지 않는 것이 옳다고 보지만 오늘은 좀 예외로 하겠다”며 “JTBC가 시청자 여러분께서 꼽은 가장 공정하고 유익한 방송사에 선정됐다”고 직접적으로 언급하며 관련 뉴스를 보도했다. 

중앙일보와 일간스포츠 등 중앙미디어네트워크 소속 언론사들도 ‘JTBC, 7개 항목 평가 1위…“뉴스·드라마·예능 골고루 인기”’ ‘JTBC, 시청자가 뽑은 가장 좋은 방송 1위…7개 분야 모두 석권’ 같은 제하의 기사를 통해 이를 보도했다.

▲ (자료사진) jtbc의 대표적인 히트 예능 프로그램 '히든싱어'(사진: jtbc)

그러나 한편에선 JTBC의 약진이 여타 종편채널이나 지상파 방송에 대한 시청자들의 실망감이 반영된 결과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승선 교수는 “(상대적으로) JTBC가 제 역할을 하려고 했을 뿐 다른 매체들의 역할이 제대로 수행되지 않았다고 볼 수도 있지 않나 싶다”고 밝혔다. 

한편, ‘2014년 방송프로그램 시청자 만족도 평가지수(KI:Korea Communications Commission Index) 조사’ 결과는 전국 13~69세 남녀를 대상으로 조사한 채널별 프로그램 각각의 만족도 지수(SI) 및 질평가 지수(QI)를 합산해 산출됐으며, 분기별로 6주간 약 1만 44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방송채널 평가지수 조사는 KI지수 조사기간 동안 매주 1회, 분기별 총 6회에 걸쳐 실시됐다.

JTBC는 KI지수 조사에서 7.14점(10점 만점)으로 종편채널 중 가장 높은 점수를 얻었다. 다만, 지상파 방송사까지 합하면 KBS1(7.48점)과 KBS2(7.16점)보다는 점수가 낮았다. 이는 프로그램 각각을 대상으로 하는 조사방식의 차이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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