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커뮤니케이션도 ‘토크’로 가야
기업 커뮤니케이션도 ‘토크’로 가야
  • 최영택 (texani@naver.com)
  • 승인 2014.02.11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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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택의 PR 3.0] 연출 아닌 오픈 커뮤니케이션 필요

[더피알=최영택] 요즘 PR인들 사이에 ‘굿모닝 PR토크’가 인기다. 참석자들에게 이유를 물어보니 강의 후에 이어지는 활발하고 자유로운 질의응답이 실제 업무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란다. 처음 시작할 때는 왠지 어색했지만 회를 거듭하면서 참석자들 모두 토론방식에 익숙해져가고 있다.

우리 사회도 토크가 점차 발전된 커뮤니케이션 스타일로 자리 잡는 추세다. 미국의 유명한 ‘오프라 윈프리쇼’가 대표적이지만, 국내에도 안철수 의원이나 법륜스님의 토크쇼를 시작으로 SBS의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 MBC의 ‘무릎팍도사’, tvN의 ‘백지연의 피플 인사이드’ 등 성공한 토크쇼 프로그램들이 나왔다.

 

지난 1월 취임 10개월 만에 가진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을 두고 왈가왈부하는 이들이 많다. 박 대통령의 ‘소통론’ ‘통일은 대박’ 등 회견내용에 대해서도 여야 간 이견이 있지만, 일본 외신기자들의 어필로 제기된 기자회견 방식에 대해선 일부 오피니언 리더들 사이에서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우리나라 대통령 기자회견은 질문자와 질문 수, 내용 등을 사전에 추첨 등의 방식으로 조율하며, 외신들도 이에 따른다. 만일 이러한 관례를 탈피해 TV 생중계로 진행되는 회견에서 돌발질문에 당황하는 대통령의 모습이 연출된다면 청와대 홍보수석의 목이 열 개 라도 남아나지 않을 것이다. 질문에 나서지 못하는 기자들의 불평도 있지만, 이나마 라도 소통하는 게 불통보다 낫다는 게 중론이다.

이에 비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서방 대통령들 대부분은 각본 없이 기자들과 회견을 자주 한다. 기자회견장에서 설전이 오가고 얼굴을 붉히는 광경을 외신을 통해 목격하기도 한다.

이제 우리 국민들도 잘 짜인 시나리오에 의한 ‘연출된’ 기자회견보다는 국민들이 궁금한 부분을 기자들이 대신 질문해주고 대통령이 이에 당황도 하며 자연스럽게 진행되는 기자회견을 바란다. 온라인과 소셜미디어에 익숙해진 국민들에게 오프라인식, 올드미디어식의 기자회견을 고집하는 것은 ‘윗분’을 모시는 진정한 자세가 아니라고 본다. 이를 단지 서양문화와 다른 한국 문화의 탓으로만 돌리는 것은 비겁한 보신주의 행태이다.

우리 대기업들도 언제부터인지 CEO나 총수들의 기자회견 시 각본에 따른 연출식 기자회견을 따르는 게 일상화됐다. 하지만 혁신을 선도해야 할 기업이 먼저 오픈 커뮤니케이션과 자연스런 토론문화를 열어가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우리나라 교육이 교수나 선생님의 강의에 의한 일방적인 주입식 위주로 이뤄져 왔다면, 유대인들 교육은 질문과 답변위주의 토론식이다. 유대인 부모들은 학교에 다녀온 자녀들에게 “오늘은 선생님에게 무엇을 배웠니?”라고 묻지 않고 “오늘은 선생님에게 무슨 질문을 했니?”라고 물어 본단다. 유대인들의 도서관은 우리나라처럼 조용하지 않고 시장바닥처럼 시끄럽게 떠드는 모양새다. 유대인의 노벨상 수상비율이 무려 23%에 이른다는 통계가 유대인들의 교육방식이 효율적이고 뛰어나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질문이 멈춘 곳에 성장도 멈춘다’는 유대인의 교훈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변화에 발맞춰 국내 기업의 커뮤니케이션 방식도 대내외적으로 점차 변화하고 있다. 삼성그룹의 경우 ‘청춘이 묻고 최고가 답하다’는 타이틀을 가진 ‘열정樂서’프로그램으로 젊은 고객들을 끌어들이고 있고, 사내에선 각종 오디션, 리얼리티쇼, 드라마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임직원들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한다. 기업 내 연수원의 각종 교육프로그램에서, 상사와 부하와의 상담에서, 회의와 사내포털 등 사내 커뮤니케이션 운영에서 질문과 답변이 자유롭게 오가는 토론문화가 하루빨리 정착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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